오렌지 나무 한 그루가 통째로 들어간 향수가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향수 덕후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딥디크.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딥디크 오데썽은 정말 특별한 녀석입니다. 처음 맡았을 때 "어? 이게 뭐지?" 했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애용하고 있는 제가, 이 향수의 모든 것을 털어놓으려 합니다.
딥디크 오데썽은 단순한 시트러스 향이 아니라, 오렌지 나무 전체의 생명력을 담아낸 듯한 독특함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목차
향수계의 숨겨진 보석, 탄생 비화
딥디크 오데썽의 이름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Eau Des Sens'는 프랑스어로 '감각의 물'이라는 뜻인데요. 이 향수는 딥디크가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만든 첫 번째 작품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붉은 원숭이 해를 맞아 제작된 이 향수는 아시아에서 유래한 세 마리 '지혜로운 원숭이'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네요.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않는 원숭이들에게 오직 '후각'이라는 감각만을 선사한다는 철학적인 콘셉트가 참 인상적입니다.
딥디크 오데썽은 브랜드의 실험정신과 예술적 감각이 집약된 결과물로, 출시 이후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마법, 노트 구성의 비밀
단계
|
노트
|
지속 시간
|
탑 노트
|
비터 오렌지, 오렌지 블라썸
|
30분~1시간
|
미들 노트
|
주니퍼 베리, 오렌지 플라워
|
2~3시간
|
베이스 노트
|
파츌리, 안젤리카, 우디
|
5~8시간
|
딥디크 오데썽의 매력은 바로 이 '변화'에 있습니다. 처음 뿌렸을 때는 쌉싸름한 풀향이 강하게 올라오며, 마치 정원에서 막 딴 오렌지 잎사귀를 비비는듯한 그린한 느낌이죠.
30분 정도 지나면 시트러스의 상큼함과 스파이시한 느낌이 어우러지면서 완전히 다른 향수로 변신합니다. 마지막 베이스에서는 은은한 비누향과 우디함이 하루종일 지속되는 무시무시한 지속력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시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향의 변화는 딥디크 오데썽만의 특별한 매력 포인트입니다.

형제들과의 비교, 비슷한 향수들
향수명
|
유사점
|
차이점
|
톰포드 네롤리 포르토피노
|
오렌지 블라썸 중심
|
더 가볍고 여름 중심적
|
딥디크 오에도
|
같은 브랜드의 시트러스
|
지속력이 현저히 약함
|
에르메스 보야지
|
우디+시트러스 조합
|
더 파우더리한 느낌
|
개인적으로 톰포드 네롤리 포르토피노와 자주 비교되는데, 가격대는 비슷하지만 딥디크 오데썽이 훨씬 복합적이고 깊이 있다고 생각해요. 네롤리 포르토피노가 '해변의 오렌지'라면, 오데썽은 '정원의 오렌지 나무'랄까요?
딥디크 오에도는 같은 브랜드답게 DNA가 비슷하지만, 오데썽이 훨씬 더 자연스럽고 잔향이 오래 남습니다.
에르메스 보야지는 우디함이 좀 더 강조되어, 좀 더 포근한 느낌을 원할 때 추천드려요.
향수가 그려내는 세 가지 이미지
첫 번째 이미지: 할머니댁 마당의 오렌지 나무
처음 맡았을 때 떠오르는 건 시골 할머니댁 마당에 서 있는 오렌지 나무예요. 열매만이 아니라 꽃잎, 줄기, 심지어 흙냄새까지 모든 게 한데 어우러진 그 자연스러운 향기 말이죠.

두 번째 이미지: 사찰의 정원에서 만난 비누
시간이 지나면서 떠오르는 건 절에서 피우는 향과 수제비누가 만났을 때의 그 신비로운 조화입니다. 스모키하면서도 깔끔한, 모순적이지만 완벽한 밸런스죠.

세 번째 이미지: 품격 있는 화이트 셔츠
마지막에는 잘 다린 화이트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모습이 떠올라요. 수수하지만 깔끔하고,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그런 이미지입니다.

이런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딥디크 오데썽을 써보시길 추천하는 대상은 정말 다양해요. 일단 성별을 가리지 않는 중성적인 향이라서 커플이 함께 써도 좋고, 선물용으로도 안전한 선택입니다.
20대 초반부터 40대 초반까지 무난하게 어울리는데, 특히 이런 분들께 추천해요:
- 시트러스 향을 좋아하지만 뻔한 건 싫은 분
- 향수 초보자인데 남들과 다른 걸 원하는 분
- 직장에서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향수를 찾는 분
- 4계절 내내 쓸 수 있는 올라운더를 원하는 분
사용하기 좋은 상황도 정말 다양합니다. 데이트할 때는 물론이고, 회사에서도, 심지어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도 좋은 반응을 얻었거든요. 땀과 섞여도 상쾌하고 차분한 느낌을 유지하는 게 정말 신기해요.
특히 봄과 가을, 햇살 좋은 날 산책이나 소풍 갈 때, 혹은 중요한 미팅이 있는 날에도 자신감을 더해주는 향입니다.
현실적인 스펙 체크
지속력은 솔직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오드뚜왈렛이라 그런지 오전에 뿌리면 점심때쯤 많이 희미해져요. 하지만 잔향은 정말 아름답게 남습니다.
확산력은 보통 정도. 자신만의 향기를 즐기고 싶다면 딱 좋은 수준이에요. 엘리베이터에서 민폐가 될 정도는 아니거든요.
계절감은 사계절 내내 무난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봄과 가을에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여름에는 초반의 그린함이, 겨울에는 후반의 우디함이 각각 빛을 발하거든요.
성별감은 완전히 중성적이라 남녀 모두에게 잘 어울립니다.
솔직한 마무리
처음엔 "이게 뭔 냄새야?"라고 생각했던 딥디크 오데썽이 이제는 제 시그니처가 되었어요. 사람들이 "너 뭔 향수 써? 냄새 좋다"라고 물어볼 때마다 뿌듯하거든요.
이 향수의 가장 큰 매력은 '예측 불가능함'입니다. 매번 뿌릴 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고, 날씨나 기분에 따라서도 다른 얼굴을 보여줘요. 마치 오랜 친구처럼 친숙하면서도 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해주는 향수랄까요?
가격대가 부담스러우시다면 꼭 샘플부터 시작해보세요. 매장에서 종이에 뿌린 것과 실제 착향했을 때의 차이가 정말 큰 향수거든요. 첫인상에 속지 말고 최소 2-3시간은 지켜봐 주세요.
딥디크 오데썽, 정말 한 번 써보시길 추천합니다. 분명 여러분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생길 거예요. 이 향수와 함께라면, 일상도 조금은 더 특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마크제이콥스 레인: 여름 소나기를 담은 신비로운 향수의 모든 것
여름날 갑작스레 내린 소나기 후, 촉촉한 흙냄새와 함께 풀향이 물씬 나는 그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마크제이콥스 레인은 바로 그 찰나의 아름다움을 병에 담아낸 향수입니다. 단종과 재출시를
1.kkomccom.com
[조말론 우드 세이지 앤 씨솔트 후기] 바다 옆 세이지 정원에서 만난 완벽한 조화
혹시 향수 하나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오늘 소개할 조말론 우드 세이지 앤 씨솔트는 정말로 그런 마법을 부리는 향수입니다. 뿌리는 순간 바다 바람이 불어오는 해안가 언덕에 서
1.kkomccom.com
'향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톰포드 네롤리포르토피노 후기] 여름 향수의 정석! (0) | 2025.06.15 |
---|---|
마크제이콥스 레인: 여름 소나기를 담은 신비로운 향수의 모든 것 (3) | 2025.06.09 |
[조말론 우드 세이지 앤 씨솔트 후기] 바다 옆 세이지 정원에서 만난 완벽한 조화 (1) | 2025.05.27 |
[샤넬 코코 마드모아젤 후기]: 20년간 사랑받는 이유 (2) | 2025.05.26 |
[이솝 비레레 후기] 당신의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향기의 여정 (1) | 2025.05.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