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의 세계는 참 넓고도 깊어요. 처음 니치 향수에 빠져들었을 때, 주변 친구들은 "그거 얼마나 해?" 라는 질문에 가격을 말하면 "미쳤어?"라는 반응이 돌아왔어요. 하지만 진짜 향수 매니아라면 '프레데릭말 베티버 엑스트라오디네르'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예요. 베티버 향수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이 향수, 오늘은 그 비밀스러운 매력에 대해 파헤쳐볼게요.

목차
1. 향수의 탄생 비화: 디올의 피를 이어받은 천재
프레데릭 말은 그냥 평범한 조향사가 아니에요. 그의 할아버지는 바로 크리스챤 디올, 그 유명한 디올의 창립자죠. 말 그대로 향수저를 물고 태어난 셈이에요. 어머니 역시 파리에서 향수 제작에 참여한 전문가였고, 그는 어린 시절부터 향기와 예술에 둘러싸여 자랐어요.
2000년에 자신의 브랜드를 설립한 프레데릭 말은 독특한 철학을 가지고 있어요. 그는 자신의 브랜드를 '향기 작업실'이라 부르며, 세계 각지의 창의적인 조향사들에게 완전한 자유를 부여해요.
특히 '베티버 엑스트라오디네르'는 더욱 특별해요. 이 향수는 한국인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것으로, 전 세계에서 오직 한국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특별한 향수예요. 한국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느낌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니,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2. 노트 구성과 향의 변화
프레데릭말 베티버는 베티버 원료가 전체의 무려 60%를 차지한다고 해요. 그런데도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 균형감이 놀라워요.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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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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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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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터오렌지, 베르가못, 핑크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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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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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버, 핑크페퍼, 클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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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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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더우드, 오크모스, 유향, 샌달우드,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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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향수의 첫 인상은 마치 심마니가 막 캐온 산삼 뿌리에 얼키설키 붙어있는 흙 냄새 같아요. 베티버 특유의 쓴 향기가 도드라지게 느껴지며 약간 한약방 같은 느낌도 나요. 처음에는 거칠고 투박한 농부의 손 같은 느낌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놀랍게 변화해요.
시간이 흐르면 프레데릭말 베티버는 놀랍도록 부드럽고 편안한 질감으로 바뀌어요. 처음의 거친 느낌은 사라지고, 마치 머스크로 만든 마대자루에 넣어 부드럽게 펴바른 것 같은 포근함이 느껴져요. 마지막 잔향은 황토 흙 내음 같은 부드러움이 깔려 있어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을 줘요.
3. 비슷한 향수와 비교
향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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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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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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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말 베티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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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러운 흙향, 포근함, 한국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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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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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포드 그레이 베티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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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러스가 강조된 상쾌한 베티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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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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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베티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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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한 베티버, 약간의 스파이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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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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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말 베티버와 비슷한 느낌의 향수로는 톰포드 그레이 베티버가 있어요. 하지만 톰포드의 그레이 베티버가 상쾌하고 가벼운 시트러스 느낌이 강조된 향이라면, 프레데릭말 베티버는 훨씬 더 깊고 풍부한 흙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요. 마치 흑백 사진과 컬러 사진의 차이라고 할까요?
4. 향을 맡았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
깊은 산속의 소나기와 수정과
프레데릭말 베티버를 맡으면 울창한 나무와 풀이 우거진 깊은 산속이 떠올라요. 제초기로 풀을 정리하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비를 피해 앉아서 따뜻한 수정과를 마시는 장면. 빗물에 젖은 흙과 나무 향이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듯한 이미지가 생생하게 그려져요.

한의원 원장실의 차분한 오후
명의로 소문난 한의원의 원장실. 고급스럽고 따뜻하면서도 약재 냄새가 자연스럽게 베어 있는 공간. 창밖으로는 고즈넉한 정원이 보이고, 나무 책상 위에는 오래된 의서와 정갈하게 놓인 찻잔이 있어요. 그 공간에 머물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죠.

흙에서 빚어낸 포근한 손길
농부의 거친 듯하면서도 가장 따뜻한 손바닥. 흙을 만지고 풀을 다뤄온 손이지만, 그 손으로 누군가를 포근하게 감싸 안을 때 느껴지는 안정감이에요. 황토로 빚은 항아리 안에 따뜻한 차를 담아 양손으로 감싸 쥐고 있는 것 같은 포근함이 느껴져요.

5. 추천하는 이유와 추천대상
프레데릭말 베티버는 깔끔하고 차분하면서도 여유로운 남자가 연상되는 향수예요. 클래식하면서도 트렌디한 감각을 지닌 사람, 겉으로는 순박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섹시한 매력을 지닌 사람에게 특히 어울려요.
특히 30대와 40대 남성이 사용하기에 최적의 향수예요. 무게감 있는 책임감과 함께 세련된 여유로움을 갖춘 중년 남성이 뿜어내는 포근한 카리스마를 완성해주죠. 이 향수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비즈니스 미팅이나 중요한 자리에서예요. 주변 사람들에게 잔잔한 신뢰감을 주는 향이니까요.

6. 지속력, 확산력, 계절감, 성별감
프레데릭말 베티버의 지속력은 3~4시간 정도로, 니치 향수 중에서는 평균적인 수준이에요. 발향력은 낮은 편이지만, 오히려 그것이 이 향수의 매력이 되기도 해요. 지나치게 강한 향이 아니라 가까이에서 은근히 느껴지는 고급스러움이 더 세련되게 느껴지니까요.
계절감으로는 봄, 가을, 겨울에 특히 잘 어울려요. 여름에는 체온이 올라가면 향이 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요. 특히 겨울에 뿌리면 시원한 공기와 어우러져 더욱 매력적인 흙향이 느껴져요.
성별감은 분명 남성적인 향이지만,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요. 다만 "가볍고 달달한 향수가 좋아요"라고 말하는 분이라면 이 향수는 맞지 않을 수 있어요.
7. 결론 및 마무리
프레데릭말 베티버는 분명 모든 사람을 위한 향수는 아니에요. 처음 맡는 순간의 톡 쏘는 베티버 향에 "이게 뭐지?" 하고 놀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시간이 지나면, 그 어떤 향수도 따라올 수 없는 고급스러운 안정감을 선사해요.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가격대는 아니지만, 특별한 날 나에게 주는 선물로, 또는 품격 있는 남성에게 선물하기에 실패 없는 선택이 될 거예요. 베티버라는 원료를 이토록 우아하고 깊이 있게 표현한 향수는 드물답니다. 그리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건 한국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별한 향수라는 것!
향수는 그저 좋은 냄새를 풍기는 액체가 아니라, 당신의 존재감을 조용히 각인시키는 마법 같은 존재예요. 프레데릭말 베티버로 당신만의 특별한 공기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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